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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헬스조선 건강칼럼] 대장암, 흉터 없는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가? 날짜 2013.05.13 16:48
글쓴이 운영자 조회 2489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 황대용 교수

 

대장암, 흉터 없는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가?

-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요즘은 환자와 보호자 들이 대장암 치료 전에 대장암이란 병 자체에 관해서도 궁금한 점들을 많이 묻지만, 이에 못지 않게 수술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이에 필자는 그 동안 환자나 보호자들이 대장암 수술방법에 대해 물어 본 내용들을 중심으로 대장암의 복강경 수술방법에 대한 얘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최근 복강경 수술은 수술기구들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예전에 행해지던 개복수술의 많은 부분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수술이다. 복강경으로 담낭, 즉 쓸개를 제거하는 이러한 수술법은 배꼽 주위 가까운 곳에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에 약 1cm정도의 상처를 내고 이곳을 통하여 복강경 카메라를 넣게 된다. 그리고 복부의 또 다른 두 곳에 5mm정도 구멍을 뚫어 이 곳에 수술기구를 넣어 담낭을 박리하고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예전에 담낭 염증이 심한 경우는 복강경 수술이 어려워 개복수술을 할 수 밖에 없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복강경 기술에 숙련된 의사들의 경우, 담낭에 염증이 있어도 개복수술을 거의 하지 않는 정도로 복강경을 이용하여 담낭을 잘 제거하고 있다.

복강경 담낭수술의 경우, 담낭을 떼어내고 나서 이것을 몸 밖으로 제거하기 위하여는 카메라를 넣었던 배꼽 부위 상처를 통해 몸 밖으로 빼내면 된다. 따라서 처음 구멍을 냈던 카메라 위치에 눈에 잘 띄지 않는 배꼽 주위 흉터만이 남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두 군데의 5mm 구멍은 점 같은 작은 흉터로만 남게 되는데, 이 상처들은 여성들이 임신을 막기 위해 복강경 난관 결찰술을 시행 받는 것과 동일한 정도다.

그러면 복강경 대장 수술의 경우는 어떨까?
복강경을 이용한 대장 수술의 경우는 담낭 수술의 경우와 유사하게 구멍을 내고, 거기에 덧붙여 대장을 주위로부터 박리하는데 기구들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담낭수술에 사용하는 기구 수에 더하여 하나 혹은 두 개의 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두 개의 추가 구멍을 배에 더 뚫고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복강경 기구를 이용하여 떼어내야 할 대장을 주위 조직으로부터 박리를 다 하고 나서, 담낭 수술 때와는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즉 대장을 잘라내기 위하여 대장을 몸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하는데, 이때 담낭 수술 때처럼 배꼽 주위의 1cm 정도 크기의 상처로는 장을 꺼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애초에 가장 큰 상처를 만들었던 부위를 좀 더 째고 나서 박리된 장을 배 밖으로 빼 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경우 통상 복부 상처의 크기는 약 5-7cm정도가 필요하게 된다. 이 부위를 통해 대장을 끄집어내고 환자의 배 밖에서 떼어낼 대장을 잘라내고 나서 다시 연결해 주는 수술을 진행한 뒤, 연결이 다 된 대장을 다시 몸 안으로 넣어주게 되면 주요 수술이 완료되는 것이다.

따라서 담낭수술 때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는 복부 흉터가 남게 된다. 그래서 수술방법도 담낭수술의 경우는 ‘복강경 담낭 수술’이라 부르지만, 대장 수술의 경우는 ‘복강경 보조 대장수술’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된다. 즉 복강경 기구를 이용하여 수술의 모든 과정이 복부 내에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보조 수술이라는 말을 덧붙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장의 연결과정을 배 안에서 모두 시행할 수 있는 복강경 기구들도 이미 개발되어 있고, 떼어내려는 부위의 대장을 몸 안의 다른 부위, 예를 들어 여성의 경우는 질을 이용하여 끄집어 내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는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배 속에서 장을 연결하는 그 자체에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장을 끄집어내기 위해 몸의 또 다른 멀쩡한 부위에 상처를 내게 되어 합병증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그다지 실용적인 방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일반적인 대장 수술에 관한 것인데, 그렇다면 대장암의 경우는 어떨까?
물론 일반적인 수술 원칙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암이라는 특성으로 인하여 기존에 해 오던 개복수술보다 대장암 치료 성적이 나쁘지 않아야 한다는 큰 전제가 깔리게 된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1990년대부터 여러 개의 대규모 임상연구들이 시도되었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연구가 2002년도 미국에서 발표되었다. 임상실험은 대장암 중에서도 직장암을 제외한 결장암을 대상으로 하였고, 개복수술과 복강경 보조수술 성적을 서로 비교하였다. 오랜 기간 관찰한 결과 개복수술과 비교하여 대장암 치료성적이 복강경 수술의 경우 나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대장암 중에서 결장암의 경우 복강경 보조 수술이 개복수술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대장암의 경우 복강경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혹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야 한다. 이는 만약 대장암의 크기가 5-6cm 이상인 경우 이를 배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절개해야 하는 복부의 상처길이가 7-8cm 이상이 되므로 개복수술의 상처와 길이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복강경 수술의 장점인 작은 수술 흉터의 이점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 환자상태의 조건은, 절대 금기는 아니지만 환자의 심폐기능이나 간 기능이, 복강경 수술을 하기 위해 복부 압력을 높여 놓은 상태가 이들 기능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경우에 복강경을 이용한 결장암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복강경 수술이 초기에 시도될 때에는 작은 흉터로 인해 통증이 적고, 수술 자체가 개복술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섬세하고 적은 범위의 장기를 건드리게 되어 환자의 가스배출이 좀 더 빠르고 이로 인해 음식섭취가 더 일러서 퇴원을 빨리 하게 되므로 재원일수 단축의 효과가 있다는 장점들을 얘기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처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점 이 외에 다른 장점들은 애초에 의사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현저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대장암 중에서 결장암의 경우,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의 또 다른 대안이 되기는 하지만 위에 나열한 바와 같이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각 개인에 적절한 수술법을 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건강칼럼 원문보기 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73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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