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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헬스조선 건강칼럼] 대장암 치료,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날짜 2013.05.13 16:54
글쓴이 운영자 조회 2225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 황대용 교수

 

대장암 치료,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우리 대장암센터는 다른 병원에서 대장암 재발이나 전이로 인해 치료를 여러 번 받다가 이제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고 하여, 내가 치료를 맡았던 대장암 환자들을 통하여 혹은 인터넷 상담이나 필자 개인 이메일을 통하여 향후 치료를 상의하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환자는 아직도 다분히 치료에 대한 의욕도 있고 활동적이며 증상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맡은 의료진으로부터 이미 사용할 수 있는 약이나 치료는 다 해 봤으니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대장암 재발이나 전이가 되었다고 들었을 당시보다 훨씬 더 심한 참담함과 실망감을 느낄 것이다.

 

이런 경우 결국 본인 생명에 대한 한줄기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절망감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결국 암 치료의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암 환자 주위에는 암에 좋다고 하는, 전혀 확인되지 않은 갖은 사약과 보조식품들이 판을 치고 그것은 결국 환자의 건강과 가족들의 경제에 악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외래에서 환자들과 그 동안의 대장암 치료 경과에 대한 얘기를 오랜 시간 나누다 보면 아직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들이 남아 있는 것을 찾게 된다. 물론 이 방법은 우리 대장암센터에서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다른 치료기기가 있는 곳에 연락하여 그 곳 의료진과 직접 통화로 치료 논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 자리에서 치료가 가능한 그 기관의 의료진에게 환자를 바로 의뢰하기도 한다.

 

필자로서는 이 방법이, 현재 다학제 치료라 칭하는 여러 과의 의료진들이 짬을 내어 같은 시간에 모여서 환자를 가운데 두고 치료 상담을 하는 방식보다는 좀 더 효율적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의료진들이 정해진 같은 시간에 여러 명이 같이 모이게 되면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청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없을뿐더러, 이런 복잡한 경우의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의료진들끼리 서로 상충되는 의견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즉 의료진들 간의 이러한 일련의 논쟁과정을 환자입장에서 가감 없이 모두 듣게 되다 보면 병에 대한 지식보다는 오히려 혼란이 가중될 소지도 있고, 향후 치료에 대한 신뢰가 줄어 들 가능성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느냐가 관건인데, 문제는 여러 차례 대장암 치료를 받아 온 환자들의 경우 들고 오는 사진과 자료들이 수백 장에 달하는 경우도 꽤 많다는 점이다.  또한 가지고 오는 소견서는 대부분 치료를 직접 담당했던 담당교수나 스태프가 아닌 전공의 수준에서 작성되므로 그 동안의 치료과정을 잘 요약하고 정리해서 작성해 오는 일도 또한 매우 드물다.

 

결국 그 동안의 복잡한 치료과정을 잘 요약해서 정리하고, 그 동안 촬영하였던 엑스레이 자료들과 혈액소견들을 확인하여 현재의 환자 상태를 파악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향후 치료방침을 정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시행해야만 하는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수의 환자를 보아야 하는 현행 우리 외래체계에서 이런 일이 결코 가능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 보면 한 환자 당 1분이 소요하든 한 시간을 할애하든 어차피 동일 수가를 받는 체계이므로 가능한 많은 수의 환자를 보아야 경제적인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필자는 정규 외래 시간에는 대기 환자들의 예약시간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대장암 치료 역사가 길고 복잡한 재발이나 전이 환자의 경우, 비록 내 외래 일정이 없다 하더라도 비교적 충분히 토론 할 여유가 있는 시간 대에 미리 약속을 잡고 충분히 토의할 준비를 한다. 

 

대장암의 재발이나 전이와 같이 치료과정이 복잡하고 긴 치료를 오랜 기간 받아 더 이상의 치료법이 없다고 하는 환자나 보호자의 경우, 담당의료진을 떠나 다른 병원의 의료진에게 자문을 구하려 해도, 그 동안의 자료 정리와 현 상태 파악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는 의료진이 과연 있을까 의문과 두려움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 의료체계나 현실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서 보면 그 많은 과정의 복잡하고 길었던 대장암 치료를 받아왔던 환자의 경우, 그 간의 치료과정에 대한 정리와 현재 상태에 대한 파악을 어느 정도 하고 나면 환자나 그 가족은 이미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가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그 동안 본인이 받았던 대장암 치료에 대한 상세한 해설이나 설명이 병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게 되어 일말의 안도감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그 동안 받아 온 치료의 문제점들과 장단점들을 하나씩 설명하고 함께 풀어가다 보면 우리가 원하던 향후 치료 방침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들어나게 될 때가 꽤 있는데, 이럴 때 의료진으로서는 가장 보람과 희열을 느끼게 된다.

 

올해 후반기에 대장암 재발과 전이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치료제 두 가지가 새로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나 보호자 모두 향후 받을 수 있는 치료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 그리고 그것이 최선이라고 느끼는 것이리라. 그러한 최선에 이르게 하기 위해, 우리 의료진들은 대장암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과연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의료의 본질은 결국 의사가 환자의 고민을 충분히 듣는 것에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는 고전적 진리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어느 TV의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에서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내뱉은 명대사가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 건강칼럼 원문보기 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7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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