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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헬스조선 건강칼럼] 대장암, 재발과 전이가 잘 되는 암? 날짜 2013.11.04 16:08
글쓴이 운영자 조회 2741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 황대용 교수

 

대장암, 재발과 전이가 잘 되는 암?

-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암에 걸린 환자들이 느끼는 제일 큰 불안은 암의 특별한 성질 중 하나인 재발과 전이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장암은 이러한 재발과 전이를 포함하여 어느 정도의 치료성적을 가지고 있을까?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 중에서 유방암이나 갑상선 암과 같이 치료성적이 무척 좋은 암, 폐암이나 간암, 그리고 췌장암 등과 같은 치료성적이 매우 좋지 않은 암, 그리고 그 중간쯤에 위암과 대장암이 위치하게 된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우리 뱃속의 장기, 즉 위, 소장, 대장, 간, 췌장 등에서 발생한 암 들을 비교하여 보면 그 중에서 대장암이 가장 치료 성적이 좋다고 하겠다. 이에 더불어 대장암은 전이가 발생한 4기라도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 뱃속의 다른 장기 암 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라 하겠다.
 
그럼 재발과 전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재발은 치료목적의 수술이나 약물을 사용하여 모든 암이 다 없어지고 난 뒤에 암이 다시 발생한다면 그것을 재발이라 일컫게 된다. 이 경우 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옮아가서 암 재발이 되었다면 이를 전이(轉移-옮아갔다)라고 표현하게 된다. 물론 재발은 암이 완치 목적의 치료가 되었다는 판단이 내려진 뒤에 다시 암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만약 처음 상태가 치료가 불가능한 형태이지만 우리가 보이는 모든 종양을 다 제거한 뒤에 얼마 지나고 나서 암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는 엄밀히 얘기하여 재발이라 부르지 않고 암의 재성장이라는 표현을 하게 된다.
 
즉 암 재발이란 일단 완치 목적으로 치료가 된 뒤에 다시 암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이는 말 그대로 암 세포가 원래 있던 장기를 떠나 다른 장기로 옮아가는 것을 말하는데, 전이의 형태는 혈관을 타고 가는 혈행성 전이와 림프관을 타고 가는 림프 전이, 그리고 복막이나 늑막 등에 암 세포가 떨어져 나와 자라는 암 파종의 세가지 형태가 있다.
 
다른 장기의 전이는 없는데 대장암이 있는 근처의 림프절로만 암 전이가 발생한 경우를 대장암 3기라 일컫는다. 이 경우의 림프절 전이는 국소형태의 전이로 이것은 완치가 가능한 전이의 형태이다. 하지만 림프절이 대장암 근처를 벗어나 대동맥 근처나 기관지 및 목 부근의 림프절까지 옮아갔다면 이는 국소 림프절 전이가 아닌 전신 림프절 전이로 간주하게 되고, 이런 경우는 완치가 어렵다고 여기는 대장암 전이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대장암 전신 림프절 전이의 형태가 다른 장기의 전이 없이 림프절 전이 단독으로만 나타나는 경우는, 비록 아직까지 근거는 부족하지만 수술을 포함하여 방사선 치료나 약물 치료 등을 시행하여 오랜 기간 동안 안정상태를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만약 대장암 세포가 정맥을 타고 간이나 혹은 폐로 옮아가서 그 곳에 정착하여 자라난다면 이를 혈행성 전이라고 부르는데 이 경우는 가장 진행된 암 병기인 4기에 해당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전이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면 이들 중 약 3분의 1이 완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치료가 가능한 4기에 해당하는 전이이다.
 
대장암에서 혈액을 따라 암 세포의 전이가 일어나는 형태에는 간 전이가 가장 흔하고 그 다음이 폐 전이이다. 물론 간과 폐 두 군데에서 동시에 전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두 장기 모두 수술 등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 역시 간이나 폐의 두 군데 중 한군데 전이가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완치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대장암의 혈행성 전이 중 그 빈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난소전이나 뼈 및 뇌 전이 등은 간이나 폐 전이와는 다르게 치료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그 동안 완치가 어려운 형태의 전이로 간주되어 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들 전이의 형태는 대개 단독으로 한군데 전이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장기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 성적이 나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들 중에서도 한군데에만 단독으로 전이를 보인 경우 수술로 제거를 해보니 장기 생존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여 이런 경우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복막전이 역시 그 동안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형태의 전이로 알려져 왔는데, 이런 형태의 전이를 많이 경험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한 미국 워싱턴 대학의 Sugarbaker 같은 의사는 이런 경우를 대상으로 좋은 치료성적을 보고하여 복막전이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법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복막전이의 범위가 넓어서 그 정도가 심하거나 수술 치료 후 계속 다시 발생하는 경우는 아직도 치료가 쉽지 않아 어떤 경우의 환자에게서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다.
 
일 예로 필자도 대장암과 그 주위에 국소적으로 3-4개의 복막파종이 동시에 있던 경우를 수술로 모두 제거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 환자 역시 수술 후 약 14년째인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 암이 다시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 외에 그 동안 다른 대장암 환자들에서 복막파종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수술 당시 이들을 모두 제거하였는데, 이들 역시 대부분 수술 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 문제없이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복막파종의 경우도 수술로 제거하여 도움이 되는 환자들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경험한 대장암 복막 파종의 다른 경우의 예는 60대 환자로 1년 5개월 전에 대장암과 동시에 골반에 복막전이가 두 군데 있는 것을 모두 제거하였는데 최근에 간의 한군데에 전이가 다시 보여 수술로 이를 제거하였다. 간 수술 당시 복막전이가 또 다시 발생하였는지를 확인하였는데 의심이 되는 몇 군데를 떼어내어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새로 발생한 복막 파종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대장암 난소전이도 그 동안 완치가 어렵다고 알려져 온 전이의 형태 중 하나인데 대장암 수술 후에 발생한 난소의 단독전이를 수술로 제거한 환자들 중 수년이 지나도 암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는 경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이런 경우도 적극적으로 수술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단 난소전이가 발생하면 몇 달 내에 복부전체를 난소가 차지할 만큼 매우 빨리 성장하기 때문에 항암제 치료로 이를 조절하고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항암제 치료 도중 혹은 완치목적의 수술 후 난소 전이가 발생하였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난소 절제를 해주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난소만의 단독전이 형태라면 암 치료도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장암의 뼈 전이 역시 다른 전이들과 동시에 나타나서 치료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뼈 전이는 대개 전이된 뼈에 심한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에 치료는 통증조절이 우선시 된다. 만약 전이된 뼈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 뼈라면 전이된 등뼈가 주저앉지 않도록 방사선 치료나 수술로 뼈가 주저앉는 것을 예방하기도 한다.
 
대장암의 뇌 전이 역시 흔하지는 않으나 일단 발생하면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 전이가 발생하면 뇌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바로 뇌압을 낮추는 치료를 함과 동시에 방사선 치료나 수술 등으로 제거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형태의 암 전이와 동시에 잘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장암의 뇌 전이나 뼈 전이 역시 한군데에 단독으로 전이가 발생한 경우는 장기 생존의 경우들이 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어 이 역시 적극적인 대처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대장암에서 간이나 폐 및 림프절 전이를 제외한 나머지 장기들의 전이 빈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기 때문에 이들 치료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자료가 모아져야 할 것이므로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결론적으로 대장암 전이에서, 물론 다 그렇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전이의 형태들에서 수술 등을 포함한 적극적 치료법을 시행한 경우, 장기생존자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이들에게 전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권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수술 등 적극적인 접근이 치료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암이 대장암 말고 또 있을까 싶다.
 

< 건강칼럼 원문보기 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7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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