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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헬스조선 건강칼럼] 대장암, 치료는 없다? 날짜 2015.03.04 17:17
글쓴이 운영자 조회 1796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 황대용 교수

대장암, 치료는 없다!
-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얼마 전 사이언스라는 저명 과학잡지에 암의 발생은 환경, 유전 및 줄기세포의 돌연변이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다시 말해 유전성 암을 제외하고는 각각의 요인들이 독립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이 세 가지 요인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다.

지금까지 이와 유사한 실험 연구들이 계속 진행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개개인에 따라 암에 걸릴 소인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이런 차이는 그 동안 우리가 잘 모르는 요인으로 간주했는데,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통해 암 발생 요인 중 잘 몰랐던 한 부분이 밝혀진 셈이다.

대장암의 경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수술이 불가능한 대장암 4기의 경우 (수술이 가능한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 얘기 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어떠한 치료를 하여도 진단 후 기대 수명은 약 4-6개월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옥살리플라틴과 이리노테칸이라는 항암제들이 나와 기대수명이 약 3- 4배 정도 연장되었다.

더불어 근래에 종양의 혈관 생성을 억제하거나 종양의 성장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인 베바시주맙(아바스틴), 세툭시맙(얼비툭스), 그리고 판니투무밥(벡티빅스) 등이 소개되면서 생존기간은 평균 30개월을 훌쩍 넘어 서게 되었다. 표적치료는 암 세포에 직접 작용하기 보다는 암의 성장에 관여하는 주위 환경을 변화시키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기에 개발된 표적치료제들이 대부분 주사인 것에 비해, 경구용 고혈압 약처럼 지속적이면서도 쉽게 투여 받는 형태가 (약제들의 효과 비교는 좀 다른 얘기지만) 이론적으로는 좀 더 이상적일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약제들도 이미 암 치료를 위해 여럿 개발되어 있다. 대장암에서는 혈관형성 억제 작용이 있는 레고라훼닙(스티바가)이 대표적인 경구용 표적치료제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더 많은 표적치료제들을 포함하여 새로운 항암제의 출시와 함께 폐암과 흑색종 등에 효과가 있는 면역항암제 등도 서구에서 이미 사용허가를 받았으며 곧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약제는 표적치료제와 달리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들에 직접 작용하여 암 세포를 차단하는 또 다른 개념의 약물이다.


현재 대장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새로운 약제들에 대한 임상연구들은 많은 수의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의 효능과 독성을 알아보고 기존의 약제와 비교하는 임상실험을 거쳐 효과가 입증되면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병원에서 사용되는 대장암 치료 약제들은 많은 선배 대장암 환자들의 희생과 땀이 얼룩진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나 그 가족들은 이러한 입증된 약제들의 효능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얘기하는, 혹은 인터넷에 떠도는 전혀 효능이 입증되지 않는 여러 가지 식물이나 그 추출물들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시중에 떠도는 이런 물질들은 암 치료의 효능에 관해 입증된 바가 없고, 부작용에 관해서는 더더욱 알려진 바가 없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이러한 유혹에 빠져 들지 않도록 계도하고 교육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시중의 비 의료전문가로부터 오는 정보들은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차단시킬 수는 있지만 (이 역시 물량공세에 아직도 무척 버겁기는 하나), 만약 그 왜곡된 정보가 의료인으로부터 나오는 경우는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고 힘들어 진다.


오래 전부터 유사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최근 일부 의료진들이 암 치료는 전혀 필요 없다는 식의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있다. 어느 외국 의료진의 경우 책 내용은 일단 제쳐두고, 이력과 전공분야를 보면 과연 실제 암 환자 진료를 얼마나 하였을까 하는 강한 의문이 든다.


의료인이 본인 생각이나 소신에 따라 일부 왜곡된 자료를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 양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다. 이는 마치 일부 교리만을 본인 입맛에 맞춰 설법하는 사이비 교주와 같은 것이다. 만약 그런 논쟁적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면 먼저 전문가 집단 내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전문지에 발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기존의 이론과 다른 내용이 전문지에 일단 기고되어 심사를 받고 발표되면 다시 한번 여러 전문가들의 비평과 질의에 답을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이를 토대로 해당 연구의 약점이나 허점 혹은 논쟁점에 관해 최종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일반인에게 공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 의료진들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러한 내용의 발표나 집필을 하였는지 우리는 전혀 알 길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암을 이기기 위해 하루 하루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편협 되고 왜곡된 지식이 담긴 책이나 정보들이 신문이나 미디어 및 인터넷에 여과없이 소개되는 것은 가능한 한 지양되어야 한다.? 절박한 암 환자들의 삶을 진정으로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면 말이다.


< 건강칼럼 원문보기?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8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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