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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헬스조선 건강칼럼] 대장암, 다발성 간 전이 환자의 맞춤형 치료 날짜 2015.10.05 16:06
글쓴이 운영자 조회 3465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 황대용 교수

화성에 가면 지구보다 대장암 치료가 잘 될까?
-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지난 3월, 다른 대학병원에서 대장암과 다발성 간 전이 진단을 받고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치료를 계속 받아오던 40대 초반의 여성이 외래로 필자를 찾아왔다. 그 동안 10회의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받은 상태였다.

그 병원에서 “약물치료 4회 실시한 뒤 수술이 가능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수술은 하지 않고, 계속 약물치료만 받게 했다는 게 그 환자의 말이었다.

CT와 MRI를 촬영해보니 최소한 7개의 전이 암세포가 좌우측 간에 보였다. 하지만 크기가 모두 3cm 이하로 작고 우측 간의 뒤쪽에는 간 전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간 수술 전문 의료진과 영상의학과 전문의료진이 같이 모여 상의한 결과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다만 그 동안 항암제와 함께 투여한 표적치료제가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약(베바시주맙)이어서, 반감기가 약 3주 정도로 길고 상처 치유를 더디게 만드는 작용을 했다. 따라서 남은 2회의 약물치료는 혈관 형성 억제 약물을 제외하고 우리 쪽에서 두 번 더 항암제 치료를 시행한 뒤 수술을 하기로 하였다.

수술은 대장암 수술과 간 절제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였다. 대장암은 주위 림프절이 많이 부어 있었지만 모두 잘 제거되었다. 그리고 간 이외에 다른 곳의 전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간 수술은 먼저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노출된 간에 직접 초음파 프로우브를 대고 검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최근 초음파 장비가 매우 좋아져서 간의 음영 이상 유무만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CT처럼 조영제를 혈관으로 주입해 간 세포에 조영제를 침투시키는 ‘조영증강 초음파’를 시행하여 간 전이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상대로 우리가 남기려고 하였던 우측 간의 뒤 부분에는 암 세포가 없었다. 수술팀은 도플러(혈관 내의 동맥과 정맥의 흐름을 알 수 있게 각각 다른 색으로 표현되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간 내의 혈관 이상 유무, 절제할 간의 혈관 주행을 확인하고 나서 간 절제를 시행하였다.

두 번째 환자는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또 다른 대학병원에서 대장암과 다발성 간 전이가 발견되어 올해 4월에 대장암을 제거하는 수술만 받았다고 하였다. 이후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주사를 7차까지 받고 외래를 통해 필자를 찾아왔다. 간 수술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곳 병원에서 애초부터 애매하게 답을 들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간 수술 전문의료진과 영상의학과 전문의료진이 함께 상의한 결과, 모두 6개의 간 전이가 확인되었다. 이들의 분포는 간 우측에 4개, 좌측에 2개가 있었고, 모두 3cm 이하의 크기였다. 좌측 간에 있는 전이 암은 수도 적고 크기가 작으면서 표면에 위치해 있어서 수술은 우측 간의 반을 절제하고 좌측에는 전이 암만 도려내기로 하였다.

이 환자의 경우도 그 동안 항암제와 같이 투여 받은 약제가 혈관 형성 억제제이므로 이 약을 빼고 두 번의 항암제 치료를 더 시행한 뒤 간 전이 수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간 전이 수술과정은 처음 환자와 동일하게 이루어졌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는 수술 전 예상하던 대로 우측 간에 4개의 간 전이가 확인되었고, 좌측 간에는 2개의 전이가 발견되었다. 간 전이에 대한 수술은 모두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만약 전이가 간의 깊은 곳에 있고, 그것이 남겨야 할 부분이라면 수술 도중 고주파 열치료(Radiofrequency Ablation) 기구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두 환자의 경우 수술 후 후속 치료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나 가이드라인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그 동안 사용한 약제들이 이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전이가 다발성이었기 때문에 또 다시 간 전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그 동안 사용해오던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계속 사용하기로 하였다.

세 번째 환자는 20대 중반의 청년으로 약 1년 전에 직장암과 1cm 이하의 작은 다발성 간 전이가 간의 좌우에서 10개 이상 발견된 경우였다. 우선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4회 시행하였는데 간 전이와 직장암 모두 많이 줄어 들어 간 전이는 4개 정도만 확인 되었다. 역시 앞선 환자들과 동일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후 항암제만 2회 더 투여한 뒤 수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당시 간 초음파로 간 전이를 확인하고 이들을 모두 제거하려 하였으나, 크기가 너무 많이 줄어 MRI에서 보이던 것과 같은 전이들을 초음파로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이후 다시 동일한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12회까지 시행하였다. 그 후 3개 이상의 간 전이가 다시 커지는 소견이 보여 수술을 결정하고 우측 간 전체와 좌측 간의 2군데를 절제하였다. 수술결과 우측 간에서는 5개, 좌측 간에서는 3개의 전이가 확인되었다.

이후 항암제를 바꾸어 치료하던 중, 우측 폐에 3개의 전이가 새로 발견되어 모두 수술로 제거하였다.? 두 달 뒤 검사에서 남은 간에서 1.5cm 정도 크기의 간 전이가 두 군데 발생하여 이번에 간 절제술을 다시 시행하였다. 이번 수술은 간 절제 후 다시 자라난 간에서 생긴 전이로 해부학적 구조가 정상인과 달라 초음파로 간 구조를 확인하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절제하였다. 이들 세 환자는 비슷한 시기에 간 전이 수술을 받았고, 모두 별다른 합병증 없이 잘 회복하였다.

대장암 전이의 경우, 치료를 위해서는 결국 궁극적 목표가 수술인데 실제로 이런 수술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 임상 근거가 있는지 여부와 의료진들의 치료 경험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보호자와 환자가 얼마나 본인의 병을 잘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것과 가족들의 통일된 의견이 수술을 잘 수행하는데 또 다른 중요한 관건이 된다. 세 환자 모두 환자와 가족들이 병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모두 같은 생각으로 합심하여 수술을 결정하여 큰 수술을 받고도 모두 합병증이 없이 잘 회복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 동안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중대 발표를 하였다. 이는 화성에 액체상태의 소금물 개천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보도를 보면서 그 동안 생각해 왔던 우주의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미국과 러시아는 1960년대부터 우주선을 쏘아 올리면서 무중력 상태에서 이미 많은 실험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무중력 상태에서 암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내용들을 보면 암 세포들은 무중력 상태일 때 2차원 구조에서 3차원 구조로 변하고 이에 보조물질을 추가하게 되면 지구에서 보다 훨씬 더 큰 구체를 형성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구체형태의 암 세포 변화로 인해 좀더 유기체와 유사한 입체성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암 세포의 분화나 침습 및 유착 등 성질이 중력 상태 때와 달라지는데, 일례로 암 세포가 중력 상태때 보다 좀 더 빨리 사멸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무중력 상태에서는 면역세포의 기능들이 낮아져 암 발생이 좀 더 용이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무중력 상태와 유사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 실험기기로 RPM(random positioning machine 혹은 3-D clinostat)라는 것이 있다. 이미 위성을 쏘아 올린 여러 국가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많은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도 우주시대를 바라보고 이에 대한 지원이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NASA는 2020년경에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이고, 유럽에서는 화성 이주민을 모집한다고 하는데 과연 화성에서는 지구보다 대장암 치료가 더 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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